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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동물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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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동물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황희 (지은이) 
  • 출판사몽실북스 
  • 출판일2021-02-01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3, 누적예약 0

책소개

『부유하는 혼』과『기린의 타자기』의
미스터리 작가, 황희의 신작
이번에는 좀비를 소재로 한 사회파 SF 미스터리다.

삶의 의미와 목적이 이토록 또렷했던 적이 없었다.
일상이 붕괴되자 삶이 단순명료해졌다.


황희 작가의 전작인 『부유하는 혼』에서는 호러적인 감각이 느껴졌고 『기린의 타자기』에서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었다면 이번 작품인 『야행성동물』에서는 SF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좀비’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마약과 권력 그리고 비리 문제까지 연결되는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사회파 미스터리의 느낌을 주면서도 한 여자의 고군분투기를 통한 인류 전체를 향한 휴머니즘까지 드러내고 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한나를 통해서 작가는 어렵기만 한 이 시대에 작품을 통한 한줄기 희망을 부각시킨다. 좀비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함으로 좀비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야행성동물』

오늘도 이곳은
전쟁터다.


미국 텍사스 주 엘파소, 국경수비대로 일하는 한나의 하루는 오늘도 피튀기는 전쟁이다. 그녀는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을 검문해서 혹시라도 마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를 조사한다. 미국과 멕시코를 넘나들면서 보험이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약을 파는 사람들을 워낙 많기 때문이다.
단 하루도 평범한 날이 없다. 그저 단란하게 보였던 일가족이지만 그들을 어마어마한 양의 마약을 숨기고 있었다. 그들이 실제로 가족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단지 마약 운반책으로 급조된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들일수도 있다.
얌전하게 약만 압수하고 체포한다면 그런 날은 운이 좋은 것이다. 약을 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그들 자신도 모른다.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오늘도 이곳은 전쟁터다.

남자는 바닥을 뒹굴며 끌려나왔다. 남자의 밑에 깔려 있던 마이크는 얼굴과 목의 살점이 뜯겨나가 피투성이였다. 물어뜯긴 목에서는 피가 울컥 울컥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_본문 중에서

자신의 정체를 들킨 마약 카르텔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자신의 편이 되지 않은 그녀를 그냥 둘리 없다. 그녀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편에 서서 동조할 수 없었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다가 그 지옥 같은 곳에서 빠져나왔는지를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평화롭던 그녀의 일상을 흔들었다. 아니 그녀를 없애고자 했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그 평화를 찾아 돌아왔다.


그저 딸 러너와 함께 조용하게 그리고 평범하게 남들처럼 살기를 바랐던 한나였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일상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었다. 그녀는 그것을 미리 짐작이라도 했었을까. 언제든 떠날 수 있게 준비된 여권을 가지고 나왔다. 아니 도망쳤다. 그녀의 선택은 단 하나다. 가족이 있는 한국,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녀의 갑작스런 귀국은 흰섬에 있는 부모님들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혼혈인 러너는 많지 않은 흰섬 주민들 가운데서도 튀는 존재였다. 한나도 이곳에 오래 있을 생각은 아니었다. 일단의 도피처로 생각했을 뿐.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할 곳을 찾으려고 생각했을 그때였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부모님은 되도록 아무것도 묻지 않으려 애썼다. 어색한 3주가 지나는 동안 한나는 그동안의 일들을 조금씩 털어놨다. 마약쟁이로 살았던 부끄러운 과거만 빼고. _본문 중에서

죽여라 그러면 살 것이다.

평화롭기만 하던 흰섬에서 좀비가 발생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좀비다. 죽여도 죽지 않는 인간. 사람들은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이 무리들을 접하면서 경악하고 두려워하며 도망치고 맞서 싸운다. 힘으로는 맞서 싸울 수 없기에 그들은 총을 찾게 되고 이 작은 섬은 아노미 상태에 빠지게 된다.

늘 얼굴을 보고 살던 이웃끼리 물건을 먼저 차지하려고 얼굴을 붉혔다. 껄끄러운 순간이었다. 파란머리가 뭐라고 욕을 하더니 한나의 얼굴을 냅다 들이받았다. 그러나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쪽은 파란머리였다. _본문 중에서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좀비를 죽였다. 당연한 본성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고 자기를 죽이려고 덤비는데 가만히 죽음을 맞이할 인간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인간은 본디 이기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다. 총을 가지고 있고 우위에 있는 사람이 좀비를 죽인다. 한때는 그들의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이웃이었던 그들을 죽인다.

살릴 수 있습니다.
포기는 이릅니다.


한나도 처음에는 사람들과 같이 생각했다. 그들을 당연히 죽여야만 하는 존재로 여겼다. 그러나 그녀는 회의에 빠졌다. 꼭 저들을 죽여야만 하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에 대한 공격보다는 그저 가만히 있는 저들을 꼭 죽여야만 하는가.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 존재들인데 단지 좀비라는 이유로 감염이 되었다는 이유로 죽여야만 하는가.

“모두 힘을 합치면 감염자들을 죽이지 않고 치료제가 발견될 때까지 가둬놓을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_본문 중에서

어디서나 갈등은 존재하는 법이다. 좀비들을 살리자는 한나의 의견에 맞서서 다른 사람들은 반대한다. 그들이 결국 자신들을 감염시킬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자신들도 죽는다는 것이다. 좀비 대 인간으로 나뉜 두 무리. 누가 우위에 있는 것이고 누가 열등한 것인가. 좀비에 맞서는 사람들조차도 다시 자신들의 생각에 따라서 두 무리로 나뉘게 된다. 좀비, 죽일 것인가 살릴 것인가 그것이 문제다.

누구나 처음부터
원래 인휴먼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른다. 그 실수가 얼마나 중대한 것인지에 따라 사람의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보통 일반적인 한 번의 실수가 인간이 아닌 존재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나의 실수는 보다 심했다. 그녀는 한때 인휴먼이었다. 인간이 아닌 존재. 나락으로 떨어졌어도 자신을 믿고 다시 기회를 준 사람이 있었기에 그녀는 다시 휴먼이 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만의 의지와 생각으로 사람들을 설득한다. 하지만 좀비는 다르다. 그저 단순히 인간적인 생각으로 한번 봐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물린 순간 당신은 이제 휴먼이 아닌 인휴먼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한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마저도 초월한
한 여자의 인류를 향한 휴머니즘


좀비들을 인간으로 다시 되돌리려는 한나의 노력은 혼자의 힘으로는 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혼자라고 생각했다. 자신 혼자서 이 모든 일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녀의 곁에는 도와주는 손길이 있었다. 그녀의 생각과 같이 동조해주는 마음들이 있었다. 그랬기에 그녀는 자신이 생각한 것들을 이룰 수 있었다.
이 모든 사태는 어디서부터 발생한 것일까. 한나는 자신이 무엇인가 숨겨진 비리를 캐 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지 사람들을 구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어느새 그녀는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가장 중심부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엘파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이 모든 것을 알아낸 순간 한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덕구를 보자 덕구를 찾던 러너가 떠올랐다. 김 작가가, 박 순경이 떠올랐다. 한나는 치밀어 오르는 반가움과 슬픔에 울음을 터트렸다. 그토록 감염자들을 살리려고 했던 그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_본문 중에서

당신에게 좀비란 어떤 존재인가 죽일 것인가, 살려둘 것인가. 소설 속에서는 좀비였지만 사람들의 일상에서 좀비는 또 다른 조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보다 넓은 의미의 사회악을 의미할 수도 있다. 좀비를 소재로 삼아 SF적으로 풀어내던 이야기는 사회적인 고발을 담고 있다. 호러와 스릴의 완벽한 이중주, 그 선율에 휴머니즘을 더한 최고의 앙상블이 바로 『야행성동물』이다.

국경수비대원으로 일하던 한나는 우연히 떨어진 마약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만 모르는 마약 조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모르는 척 넘어가려고 했지만 상황은 악화되어 결국 그들에게 쫓기게 된 한나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를 반기는 가족은 없었다. 부모님과 남동생이 있었지만 혼혈아인 러너와 함께 돌아온 그녀를 환영해주지는 않았다. 곧 머물 곳을 찾아 떠나려던 그녀에게 닥친 것은 한 무리의 좀비 떼들이었다.
한때는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이웃이었던 그들이었다. 그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좀비로 변하게 만들었는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좀비들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서 자신들을 방어해야만 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무기가 되었고 사람들은 총을 찾았다. 이제 총이 가장 최우선 순위에 올라선 것이다. 총이 있다면 저들을 죽일 수 있고 나는 감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집단 이기주의 사상에 빠진 것이다.
한나는 좀비들이 변화는 양상을 지켜본 후 저들을 살리기로 결심한다. 죽이지 않아도 되는 존재들이라고 결정을 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서 같이 하고 싶지만 자신들의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들은 쉽게 동조하지 않는다. 한나는 어떻게 저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좀비소설의 새로운 세계, 영화 같은 장면전환으로 읽는 재미를 보장하는 『야행성동물』은 호러와 스릴이 한바탕 몰아치고 난 후 인류를 향한 사랑의 휴머니즘이 남아있다.

저자소개

타임루프에 휘말려 버린 트랜스젠더 소년이 사이비종교에 사로잡힌 자신의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피해자를 살리기 위해서 반복되는 시간과 싸우는 『월요일이 없는 소년』으로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의 육체에 유착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혼들의 이야기인 『부유하는 혼』으로 제1회 네이버 미스터리 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작을 수상했다.

흉악범죄전과자로부터 끔찍한 일을 당한 후유증으로 평행세계를 볼 수 있게 된 소녀가 범죄를 당하지 않은 세계를 선택하기 위해 몇 번의 평행세계를 뛰어 넘으며 가해자가 저지른 최초의 범죄가 소년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단죄하는 『내일이 없는 소녀』를 출간했고, 결핍 그 자체인 소녀가 상상력을 무기로 현실의 결핍을 채워나가는『기린의 타자기』가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우수작을 수상함과 동시에 출간됐다. 그 외 공모전을 통해 수상한 뒤 출간된 여러 단편소설들이 있다.

신작 『야행성 동물』은 좀비를 죽여야만 하는 대상으로 정의하는 기존의 이야기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쓴 소설이다. 2010년 제1회 황금가지 ZA좀비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한 단편 『잿빛도시를 걷다』에서 좀비를 통해 모성애를 이야기했다면 『야행성동물』에서는 마약과 총기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변종이 된 ‘나’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1년 현재, 기술의 특이점에 도달한 미래를 다룬 SF소설을 집필 중이다.

목차

1부 미국, 텍사스 주 엘파소 _ 007

2부 한국, 흰섬 _ 057

3부 한국, 서울 _ 261

에필로그 _ 307

작가후기 _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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