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송정훈 (지은이)
- 출판사티라미수 더북
- 출판일2020-12-03
- 등록일2021-03-31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30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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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 곡 정도는 그럴듯하게 연주하고 싶습니다.”
C코드도 못 치지만 마음만은 장범준인 모든 기린이들에게
‘언젠가는’을 ‘지금 내 곁으로’ 데려다주는 에세이 '난생처음' 시리즈의 세 번째 책. 킥복싱과 서핑에 이어 이번 주제는 ‘기타’이다. 영화 속에서 멋들어지게 기타 치며 노래하는 배우를 보거나, 내리 떨어지는 핀 조명 아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을 듣다 보면 절로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기타 한번 배워볼까?’ 책은 마음속에 수줍게 품고 있던 그 바람에 조금 더 힘을 실어준다. 무엇보다 성취해나가는 기쁨, 일상의 윤활유 같은 존재로서의 기타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나 읽는 동안 이번에야말로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던 기타에 대한 작은 소망이 싹을 틔울지도 모른다.
고교시절 수련회에서 기타 치는 남학생을 선망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여학생들을 목격한 이후 기타 연주에 대한 로망을 품었으나 이래저래 미루고 미루다가 서른 넘어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저자. 늦깎이 초보 기타리스트가 기타의 세계에 입문해 겪는 좌충우돌은 기타를 조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빙그레 웃으며 공감하게 되고, 아직 기타를 쳐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기타가 안겨주는 단맛 쓴맛 감칠맛을 미리 엿볼 수 있다.
낮에는 직장인, 퇴근 후엔 기타를 부여잡으며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툭툭 담담하게 치고나가는 유머를 곁들여 그려내고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류회사 마케터지만 삶의 즐거움을 지속하는 데에는 알코올보다 기타의 힘이 탁월하다고 믿는, 기타를 치면서 일상이 조금 견딜 만해지고 재미있어졌다며 오늘도 기타를 튕기는 ‘손가락 짧은 다한증 기타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에게 기타가 그랬듯 각자 저마다의 ‘행복 버튼’을 찾아보고 싶어질 것이다.
내 기분의 모드를 내 뜻대로
기타를 본격적으로 잡은 지 3년여, ‘본캐’는 직장인, ‘부캐’는 기타인. 그러나 일상에 기타만 살포시 얹었을 뿐 그의 모습은 평범한 직장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 출근하면 자리에 앉자마자 해야 할 일들의 리스트를 적어두고 하루 종일 목록을 정신없이 하나씩 지워나가고, 열심히 진행해오던 프로젝트가 상사의 한마디에 갑자기 뒤집힐 때면 깊은 분노를 느끼고, 나이는 부지런히도 늘어나는데 그만큼 쌓이지는 않는 통장 잔액과 외모의 노화 속도를 못 따라가는 내면의 성숙함 등에 불안감을 느끼는 그의 모습을 보면 내 이야기인가 싶게 공감이 간다. 하지만 기타라는 작은 버튼은 그에게 남다른 비장의 무기로 작용한다. 그는 일상의 무게에 휘청일 때마다 기타를 잡고 스스로를 붙들고 끌어올린다. 손끝에서 시작된 음이 손의 움직임에 맞춰 부드럽게 올라갔다 내려가고, 그러면서 이루는 선율을 듣다 보면 마음이 후련하고 차분해지고, 음침한 감정은 저 멀리 물러난다고.
매일 출퇴근을 반복하며 똑같은 일상에 지쳐 있다면, 내 마음대로 되는 것 하나 없는 직장생활에 허탈함만 적립하고 있다면, 인간관계의 고단함에 차라리 혼자이고 싶을 때가 많다면, 살포시 기타를 잡아보는 건 어떨까? 장범준이나 아이유처럼은 될 수 없을지언정, 남에게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라 내 기분만큼은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면 기타만 한 동반자도 없을 테니. 그리하여 나를 위한 BGM은 내 손으로 연주할 수 있기를.
“기타라는 근사한 취미생활,
저와 함께해보실래요?”
남들보다 재능은 없지만 꾸준함이 남다른 왕초보 기타리스트의 취미 프러포즈
지금이야 그럴듯하게 연주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꽤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저자의 시작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절대음감과 절대적으로 거리가 멀어서 마음에 드는 곡이 있으면 청력이 아니라 시력에 의존해 영상을 보고 하나하나 손가락 모양을 따야 했고, C코드도 못 잡아서 징징거렸으며 초보자에게 큰 고비인 F코드 앞에서는 이리저리 도망치기 바빴다. 어디 그뿐이랴. 여심을 훔치기는커녕 여자친구의 말투 온도를 5도쯤은 떨어뜨렸으며, 짧은 손가락과 타고난 다한증은 코드를 잡는 데 난관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되지 않는 데 대한 짜증과 정체의 답답함에도 기타를 놓지 않고 노력한 결과, ‘안 되던 게 되어가는 기쁨’을 알게 됐고 이제는 노래하고 작곡하는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남들보다 재능은 없지만,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꾸준히 정진해서 이뤄낸 성취이기에 오히려 더 빛이 나고 설득력이 있다.
서른도 훌쩍 넘은 뒤늦은 나이에 변변치 않은 재능을 다지고 다져서 결국에는 즐거움이라는 고지를 점령한 그이기에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초심자에게는 더 각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좋아하는 것에 매진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도 금세 전염돼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고 뜨겁게 응원하게도 된다.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연주법이나 코드, 초보자가 도전해볼 만한 곡이나 기타를 배울 수 있는 온오프라인의 공간을 알게 되는 것은 덤이다.
그가 꼽는 기타의 장점은 세 가지 정도다. 첫째, 좌절감, 불안감, 허무감 등이 감기처럼 찾아오는 날 스트로크 주법으로 연주하면 경쾌한 음악 덕분에 어두웠던 마음이 원래의 밝기를 금세 되찾는다. 둘째,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다 보면 미처 소화되지 못한 감정의 파편이 밖으로 튀어나와 후련해진다. 셋째, 다른 악기와 달리 연주하면서 노래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하기 용이해 어느 곳에서고 연주할 수 있다. 책은 이처럼 기타에 대해 조곤조곤 예찬하는 가운데, 이 좋은 것을 함께해보자고 독자에게 은근히 청한다. 기타에 약간이라도 호기심이 생겼다면 무심한 듯 다정한 이 프러포즈에 응해보는 것은 어떨까? 비록 시작은 고달플지라도 그와 마찬가지로 수시로 기타를 잡으며 위로를 받는 기타인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배배 꼬인 심사가 몽글몽글 풀리고
흥겨운 파동이 고인 감정에 물길을 내준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위로, 함께라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하모니
불안할 때, 기분이 축 쳐질 때, 이런저런 걱정 보따리가 하나씩 늘어날 때 신나게 기분을 전환하고 감정을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 기타의 묘미이지만 그 외에 또 다른 재미도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연주하며 합을 맞추고 하모니를 이뤄가는 기쁨이 바로 그것.
혼자서 이 곡을 연주했다가 막히면 저 곡을 연주하면서 느릿느릿하고 지지부진한 기타 생활을 이어가던 가운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찾은 홍대의 한 동호회. 그는 그곳에서 혼자서는 깨칠 수 없었던 기타 연주 스킬을 배우고, 느슨하면서도 친밀한 관계를 맺어가면서 함께 연주하는 재미도 느낀다. 매주 한 번씩 꼬박꼬박 동호회에 나가고, 한 달에 한 번씩 발표회를 하고, 1년에 한 번은 버스킹과 연말 공연을 하는 가운데 실력은 쑥쑥 자라난다. 비록 첫 버스킹에서 고삐 풀린 경주마처럼 1.25배속으로 연주를 하고 말았지만 이내 그런 에피소드도 귀엽게 추억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도 얻는다.
퇴근길에 들러 한두 시간을 하얗게 불태워 연습하며 느끼는 몰입감, 의견을 조율하고 소리를 맞춰가며 공연을 준비하는 뿌듯함, 공연 이후 너나없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성취감이 책 곳곳에 묻어난다. 그 기분을 함께 나누고 싶다면 책을 펼쳐보기를. 그리고 혼자여도 좋고, 함께여도 좋은 취미를 찾고 있다면 기타를 한번 잡아보시길.
‘언젠가는’을 ‘지금 내 곁으로’ 데려다주는 [난생처음 시리즈] 3권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은데 선뜻 시도하기는 어려운 것들이 있죠.
먼저 경험하고, 그 속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언젠가는’이 조금이나마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난생처음]은 ‘언젠가는’을 ‘지금 내 곁으로’ 데려다주는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저자소개
주류회사 마케터. 열여덟부터 스물아홉까지 취미라곤 축구밖에 모르던 전직 축덕. 무슨 바람인지 서른 넘어 뒤늦게 장범준에게 빠져서 기타의 세계에 입문, 하지만 기타는 연주의 싹을 틔우지 못하고 무려 2년간 방 한구석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만 기능했다. 음감 부족, 짧은 손가락과 다한증…… 기타에 재미를 붙이지 못할 만한 이유는 차고 넘쳤다. 그래도 뭔가를 늦게 좋아하기 시작해서 오랫동안 좋아하는 사람답게 정말 마음에 드는 곡을 발견하면 오로지 시력에 의존해 영상 속 손가락 모양을 따는 ‘노가다’를 하는 성실함으로 지지부진함을 극복, 현재 3년 넘게 기타 생활을 즐겁게 이어가고 있다.여심을 훔치기는커녕 기타 연주로 여자친구의 말투 온도를 5도쯤 떨어지게 만드는 기타계의 지진아였지만 이제는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고 동호회 사람들과 조그만 공연도 하고, 짧은 노래를 지어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도 해주는 어엿한 기타인이다. 마흔 즈음엔 혼자서 버스킹을 하고, 쉰 살 즈음엔 자작곡을 음원으로 발표하기를 꿈꾼다.
목차
프롤로그_견디지 않고 즐기는 매일
1장_썸만 타다 끝날 줄 알았지만, 다행히
썸_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로망
C코드의 교훈_내 손가락이 대체 왜 이렇죠?
F코드의 장벽_이 곡 저 곡 기웃거리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오른손 주법_꼭 아르페지오가 좋아서 그런 건 아니에요
첫 번째 완곡_돌아보면 귀여운 추억이야
타브 악보_음표는 아니지만 그래도 악보예요
변화의 계기_제자리걸음은 할 만큼 했으니
2장_혼자서는 재미없으니까, 기꺼이
동호회 입문_내성적이지만 연주는 함께하고 싶어
동호회의 연습법_적당히 빡빡하고 적당히 느슨한
첫 번째 발표회_지나고 보면 다 예쁜 추억
두 번째 발표회_실수를 아름답게 만들어보세요
목요반의 엔딩_나쁜 일이 꼭 나쁜 일은 아니다
술과 기타_세월 따라 깊어집니다
첫 버스킹_혼자 땀깨나 뺐지만
통계 데이터_기타 동호회에는 누가 왜 찾아오나
동호회 예찬_내가 좋아하는 걸 너도 좋아하니까
3장_욕심이 생긴다는 건 좋은 일이지, 아마도
기타와 다한증_더 잘하고 싶은 마음
또 다른 로망_재활하듯, 코인 노래방
보컬 원데이 클래스_얼마 없는 가능성이라도
기확행_잘하면 더 재밌다
견디는 법_무리하지도 포기하지도 말고
낭만 실현_작곡이란 걸 해봤습니다
기타의 매력_내 인생의 BGM은 내가
에필로그_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