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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책을 잇는 여행 - 어느 경계인의 책방 답사로 중국 읽기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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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책을 잇는 여행 - 어느 경계인의 책방 답사로 중국 읽기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박현숙 (지은이) 
  • 출판사유유 
  • 출판일20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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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점의 시대가 도래한 중국을 읽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사상을 통제하고 학자들의 정치적 비판을 막고자 의약서와 농서를 제외한 모든 책을 불태우고 수많은 유생을 죽였습니다. 이른바 분서갱유焚書坑儒. 이 잔혹한 사건은 20세기에 다시 한 번 반복됩니다.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을 비판하는 이들은 탄압을 받았고, 마오쩌둥을 따르는 홍위병은 도서관의 책들을 불길 속에 던졌습니다. 이 시기에 태어난 이들을 중국에서는 수황書荒 세대라고 부릅니다. 읽을 만한 책이 없는 시대를 살던 세대. 읽기가 ‘허가’된 책은 『마오쩌둥 선집』을 비롯한 혁명 소설과 정치 문건뿐이었고, 영업이 ‘허가’된 서점은 국영 신화수뎬이 유일했습니다. 1976년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서점과 도서관은 문을 열었지만 서점에서 살 수 있는 책은 한정되어 있어 사람들이 책에 굶주리기는 마찬가지였지요.
이런 뼈아픈 과거를 지우고 싶었기 때문일까요. 언젠가부터 중국 곳곳에 천편일률적인 신화수뎬과 달리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서점이 하나둘 문을 열더니, 최근에는 국유기업까지 뛰어들면서 중국 전역에 특색 있는 서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베이징에 있는 서점만 해도 약 6,700여 곳(2018년 한국무역협회 자료). 수황 시대가 가고 ‘수뎬書店(서점)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사람과 책을 잇는 여행』은 서점의 시대가 된 중국에서 오랫동안 품어 왔던 자신의 열망과 소망을 이루고자 서점을 연 사람과 서점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오마이뉴스』, 『한겨레21』, MBC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의 중국 통신원으로 활약하며 새로운 시선으로 지금의 중국을 읽고 전하는 저자 박현숙이 이 책에서 중국 서점으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세계를 읽어 냅니다.

경계인이 걷고 만난 중국의 서점들, 우리가 몰랐던 중국과 중국인
저자는 어릴 적 산길과 물길 건너 족히 두 시간은 걸어야 학교에 도착하는 산골 마을에 살았습니다. 어린 그의 호기심을 채워 준 것은 학교 앞 점방에서 파는 불법 인쇄된 명작 동화책. 점방은 인생 첫 서점이자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상상의 문지방’이었습니다. 그는 열 살 때 서울로 이사를 갑니다. ‘촌년’이라 놀림받기 싫어서 ‘서울 아이’처럼 하고 다니며 미지의 세상을 여행하게 하는 서점을 열심히 드나들지요. 서점은 무료함과 지루함이 없는 곳, 배고픔도 잊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서점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던 아이는 자라서 중국 정치를 공부하다가 어학연수 겸 여행 삼아 중국에 갑니다. 당시 급속도로 성장하던 중국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폭발하는 바람에 저자는 중국에 눌러앉아 공부를 시작했고, 학교에서 만난 중국인과 결혼하여 아이 둘을 낳고 지금까지 20년 넘게 베이징에 살고 있지요.
중국에서 ‘한궈런’(한국인)으로 살아가는 일은 고단합니다.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에서 태어나 민족 성분이 ‘조선족’으로 분류된 아이들에겐 불편한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결혼-출산-육아를 하다 보니 세월은 훌쩍 지나 버렸고요. 저자에게 인생의 권태기가 너무 일찍 찾아왔습니다. 그의 가슴속 울화를 가라앉힌 건 바로 서점. 산골 마을에서도, 낯선 도시 생활에서도, 생애 첫 타국살이에서도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준 공간, ‘천국보다 더 가까운 천국’이 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아이였을 때 서점에서 맘껏 책을 읽으며 세상을 읽어 나갔듯, 중국 서점 여행을 시작하며 새로운 시선으로 중국을 읽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과 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좁은 인식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합니다. ‘독서란 곧 사람과 세상을 읽어 내는 일’이기에 자연스레 낯선 언어와 낯선 사람과 낯선 문화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지요.
저자는 직접 뚜벅뚜벅 걸어 다니며 찾아간 중국 곳곳의 서점과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사람과 책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합니다. 이 책을 읽게 될 여러분은 이제 한국인도 중국인도 아닌 ‘독자’라는 한 가지 공통된 신분만을 갖게 됩니다. 책과 서점 앞에서는 더 고귀하거나 비천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두에게 열린 평등한 공간에서 고유한 세계를 지닌 사람과 책을 읽어 내며 상상의 문지방을 훌쩍 넘고, 어디로든 여행하고, 정신을 요양하고, 행복한 내일을 꿈꾸는 일, 서점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할 것입니다.

저자소개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대학원에서 중국 정치를 공부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으로 어학연수 겸 여행을 떠났다가 당시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 발전과 사회 변화를 목격하면서 중국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도 폭발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해서 박사과정을 수학했고, 학교에서 만난 중국인 남편과 아이 둘을 낳고 지금까지 죽 베이징에서 살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한겨레21』을 비롯해 다양한 매체의 중국 통신원으로 활동했고,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며 중국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19년 중학생이 된 아이들과 함께 프랑스 파리, 스페인 산티아고로 도보여행을 다녀왔다. 앞으로 종종 더 많은 곳으로 도보여행을 갈 생각이다. 좋은 여행기를 쓰는 것이 꿈이고, 더 나이가 들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할머니 여행 서점’을 차리겠다는 계획을 품고 있다. 이 서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여행 관련 책을 팔고, 동네 아이들에게 여행과 책 이야기를 도란도란 들려주며, 가끔 멋진 동년배 할머니들과 세계 곳곳을 걸어 보는 ‘할머니들의 도보 여행 모임’도 만들 생각이다.
역서로 『중국 역사를 뒤바꾼 100가지 사건』, 『백 사람의 십 년』이 있고, 공저로 『3인 3색 중국기』를 썼다.

목차

들어가는 글 — 나만의 ‘빛’을 찾아 떠난 짧은 여행의 기록들

① 리장에서 온 편지

② 언제나 열린, 시 애호가들의 낙원

③ 새장은 텅 비었고 철새들은 떠나 버렸네

④ 우리는 모두 인생의 연습생

⑤ 아흔넷 노인과 100년 서점

⑥ 힘없는 자들의 경계 너머의 삶

⑦ 서울의 전라도 사람, 중국의 한궈런

⑧ ‘미성숙한 국가’의 즐거운 ‘저항자’

⑨ 허가되지 않은 정신은 팔 수 없다

⑩ 죽고 사는 문제 아니면 노 프로블럼

⑪ 가난하니까 모험을 한다

⑫ 중년, 연애하거나 외국어 배우거나

⑬ 책벌레는 될지언정 기생충은 되지 말자

⑭ ‘상한 두부’ 같고 ‘한 줌 닭털’ 같은 인생

⑮ 얼어 죽어라, 미쳐 버린 중국-홍콩 관계여

⑯ 수박 먹는 이여, 남의 인생에 씨 뱉지 마라

⑰ 서로의 온기와 다정은 공짜잖아요

⑱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멋진 신세계’

⑲ 인생과 러간몐의 공통점

⑳ 중국 재계, 이제는 ‘소사소난’할 수 있을까

㉑ 코끼리는 그곳에 가만히 있다네

㉒ 내일부터는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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