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상세보기

매니큐어 하는 남자 - 강남순의 철학에세이 (커버이미지)
알라딘
매니큐어 하는 남자 - 강남순의 철학에세이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강남순 지음 
  • 출판사한길사 
  • 출판일2018-11-29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1, 누적예약 0

책소개

‘모든’ 인간의 자유ㆍ평등ㆍ정의를 위해
사유하고 실천하는 철학자 강남순


2003년 6월, 당시 감리교신학대학 김득중 총장은 “부부 교수는 전임교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음 해 2004년, 2년간 초빙교수로 재직하며 ‘여성과 종교’ 강좌를 강의했던 강남순 교수는 이 방침에 따라 초빙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강남순 교수 측은 이는 명백한 성차별이며, 불공정한 교칙에 저항한 것에 대한 보복적 인사 조치라고 맞섰다. 그후 2년간 학생ㆍ종교ㆍ여성계가 힘을 합쳐 복직 투쟁을 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복직 투쟁은 2006년 강남순 교수가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에 임용되면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게 끝이 났다.
강남순 교수는 “페미니즘의 출발 지점은 ‘여성’이라는 젠더 문제지만 도착 지점은 젠더만이 아니라 인종ㆍ계층ㆍ장애ㆍ성적 지향 등 다양한 근거로 차별받으며 제2등 인간으로 살아가는 주변인과 소수자들이 온전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평등과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라고 말한다.
현재 강남순 교수가 재직하는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대학원의 학장은 레즈비언이며 안수받은 여성 목사다. 학생 1만여 명과 교직원 2,000명은 미국사회의 주류에 속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여성ㆍ유색인종ㆍ성소수자ㆍ이슬람교도ㆍ이주민 등 주변부에 속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학기 중에는 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방학에는 한국에 들어와 강연으로 대중과 만난다. 쉴 틈 없이 바쁘지만 더 넓은 세상에서 학문적으로 폭넓게 교류하고, 다양한 모습의 학생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철학자 강남순이다.

좋은 삶(A Good Life)을 향한 철학적 사유

인간이 지닌 공통점은 누구나 한 번은 태어나고 죽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자신이 ‘죽음을 지닌 존재’라고 인식하는 순간 ‘행복한 삶, 의미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한다. ‘행복’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르겠지만, 저자 강남순은 ‘나’의 행복에서 시작해 타자와 ‘함께-살아감’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 결국 우리를 ‘좋은 삶’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은 ‘좋은 삶’을 향한 강남순 교수의 철학적 사유를 생생하게 담은 에세이로, 그동안 SNS와 여러 매체의 칼럼을 통해 대중과 소통한 내용을 구성한 것이다. 강의실, 아침 산책길, 한국의 지하철, 세계 곳곳을 향하는 비행기 등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은 물론 우리를 둘러싼 사건과 사고가 모두 사유의 대상이 되었다. 책의 순서에 따라 ‘나’라는 하나의 세계(World)를 완성하고, 소외당한 사람들과 진정으로 연대하고,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을 꾸었다면 그것으로 독자들의 ‘좋은 삶’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하기

강남순 교수 서재 벽에는“Daydream Believer"(낮꿈을 믿는 사람) 나무 현판이 걸려 있다.
제1장 ‘낮꿈꾸는 사람들’에서는 ‘보다 나은 세상을 희망하기’에 대해 말한다. 독일의 철학자 블로흐(Ernst Bloch, 1885-1977)는 그의 저서 『희망의 원리』(Das Prinzip Hoffnung)에서 새로운 세계를 향한 인간의 꿈을 ‘낮꿈’(Daydream)이라고 명명했다. ‘밤꿈’은 우리의 의지나 계획과 상관없이 구성되어 통제 너머에 있지만 낮꿈은 자신의 삶에서 어떤 미래를 보고자 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과 방향이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낮꿈을 꾼다는 것은 사유하고 희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 있음의 엄숙한 과제는 값싼 희망이나 성급한 절망이 아니다. 한 개별적 존재로서의 ‘나’가 해야 하는 일은 거창한 희망도, 암흑 같은 절망도 아니다. 단지 이 땅에 두 발을 굳건히 딛고서, 자기만큼의 ‘한 걸음’을 떼는 일일 뿐이다.”
-「한 번에 한 걸음씩의 삶」, 35쪽

저자 강남순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인간은 ‘낮꿈을 꾸는 존재’라는 것이며, 역사에서 새로운 변화는 ‘낮꿈꾸는 이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이야기한다. 환경ㆍ경제ㆍ인권ㆍ문명 간의 충돌 등 21세기 다양한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사랑ㆍ희망ㆍ자유ㆍ평등ㆍ정의ㆍ환대 등 인간이 인감됨을 지켜낼 수 있는 보편가치를 상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하기’다. ‘희망하기’는 자신과의 만남에서 시작해서 타자와의 연대를 통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향해 한 걸음을 떼는 일이다.

매니큐어 하는 남자는 누구인가

‘만약 학교, 지하철, 길거리에서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한 남자와 마주친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아마도 자연스럽게 그 남자를 성소수자로 여기지 않을까? 그것은 올바른 생각일까?’ 이 책의 제목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강남순 교수가 일하는 신학대학교 강의실에는 머리카락을 모두 자른 여학생, 몸 곳곳에 문신을 한 학생, 무신론자, 이슬람교도, 이성애자, 동성애자, 트렌스젠더 등 여러 가지 모습과 자기 정체성을 지닌 학생들이 평화롭게 공존한다. 그들은 타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삶을 철저히 존중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말하는 “매니큐어 하는 남자는 억압적인 엄숙주의와 위계주의를 매니큐어라는 작은 몸짓으로 무효화시키고, 폭력적 젠더 고정관념을 자연스럽게 뒤집는 행위의 상징”이다.

한 손가락에 매니큐어를 바르고 아동학대방지캠페인에 동참하는 폴리시드 맨(Polished Man).
“한국사회가 지닌 심각한 ‘병’ 중 하나는 ‘획일화된 존재 방식의 절대화’다. 그 획일성의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갖가지 비난과 사회적 추방을 서슴지 않는 폭력이 자연스럽고 강력하게 작동된다. ‘획일화의 폭력성’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한 개별인들의 다양한 존재 방식을 존중하는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 실현은 불가능하다.”
-「매니큐어 하는 남자」, 149쪽

제2장과 제3장에서는 여성ㆍ어린아이ㆍ성소수자ㆍ장애인ㆍ난민ㆍ유색 인종ㆍ가난한 사람 등 사회의 ‘갓길’로 밀려난 약자의 인권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동정’과 ‘시혜’로 보장받아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의’ 구현과 관련된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단호한 정치적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악은 비판적 사유의 부재를 통해
창출되고 지속된다“


제4장에서 저자 강남순은 신학자로서 기독교의 부패와 종교적 상품화에 대해 지적한다. ‘구원’을 담보로 권력의 중심에 선 대형교회 세습목사, 세월호 사건에도 신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남은 이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교회,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목회자를 이단이라고 박해하는 교단 등 신앙의 이름으로 물음표를 박탈하고 신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강요하는 종교를 내부자의 시선에서 날카롭게 비판한다.
강남순 교수는 실제로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질문한다고 한다. “신이 최초의 인간이라는 아담과 하와를 창조했을 때, 두 사람의 나이는 몇 살이었을까?” “그들의 피부색은 어땠을까?” “신은 그들과 어떤 언어로 소통했을까?” 성서에 대한 비판적 사유와 올바른 이해가 없다면 이 질문에 답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악’이란 악마적 품성을 지닌 특정 존재에 의해서가 아니라 ‘비판적 사유의 부재’를 통해 창출되고 지속된다고 말한다. 또한 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정의ㆍ평등ㆍ평화를 위한 ‘사랑’이라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분명히 밝힌다.

촛불 혁명 이후의 민주주의

제5장에서는 우리 안의 작은 저항자들이 만들어내야 할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해 다룬다. 문제 많은 대통령을 파면시켰다고 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고 제도화되는 민주주의가 자동으로 획득되는 것은 아니라는 저자의 문제의식은 포스트-탄핵의 한국이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서 정의ㆍ평화ㆍ평등이 보다 확장되는 세계를 위한 새로운 변화를 가능하게 한 이들은 언제나 ‘소수’였으며, 보이지 않고 보잘것없을 것 같은 작은 변화가 혁명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우리 인간은 대부분 조금씩 이기적이고 계산적이지만 또 그런대로 괜찮은 존재다. 나는 여타의 ‘영웅적 서사’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변혁이나 저항 등의 역사적 사건을 가능하게 한 것은 굉장한 영웅이 아닌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 「우리 안의 ‘택시 운전사’」, 310~311쪽

우리 안에는 세속적 이득을 넘어 인간됨을 지켜낸 ‘저항자’들이 있다고 믿는 것. 그리고 그들이 세상을 좀더 따뜻하게 만들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자 강남순의 ‘낮꿈’이다.


인간이 지닌 공통점은 누구나 한 번은 태어나고 죽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자신이 ‘죽음을 지닌 존재’라고 인식하는 순간 ‘행복한 삶, 의미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한다. ‘행복’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르겠지만, 저자 강남순은 ‘나’의 행복에서 시작해 타자와 ‘함께-살아감’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 결국 우리를 ‘좋은 삶’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은 ‘좋은 삶’을 향한 강남순 교수의 철학적 사유를 생생하게 담은 에세이로, 그동안 SNS와 여러 매체의 칼럼을 통해 대중과 소통한 내용을 구성한 것이다. 강의실, 아침 산책길, 한국의 지하철, 세계 곳곳을 향하는 비행기 등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은 물론 우리를 둘러싼 사건과 사고가 모두 사유의 대상이 되었다. 책의 순서에 따라 ‘나’라는 하나의 세계(World)를 완성하고, 소외당한 사람들과 진정으로 연대하고,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을 꾸었다면 그것으로 독자들의 ‘좋은 삶’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저자소개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Texas Christian University Brite Divinity School)의 교수이다. 미국 드루대학교(Drew University)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신학부에서 가르쳤다. 2006년부터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에서 자크 데리다 사상, 코즈모폴리터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페미니즘과 같은 현대 철학적·신학적 담론들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임마누엘 칸트, 한나 아렌트, 자크 데리다 등의 사상과 연계한 코즈모폴리턴 권리, 정의, 환대 등의 문제들에 학문적·실천적 관심을 두고 다양한 국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 《페미니즘과 기독교》(개정판), 《배움에 관하여》, 《용서에 대하여》, 《정의를 위하여》,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등이 있다. 《용서에 대하여》는 2017년 세종도서로 선정되었다. 《한국일보》, 《시사인》, 《서울신문》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7년 《경향신문》에서 ‘올해의 저자’로 선정되었다. 영문으로 지은 책으로 《Diasporic Feminist Theology: Asia and Theopolitical Imagination》, 《Cosmopolitan Theology: Reconstituting Planetary Hospitality, Neighbor-Love, and Solidarity in an Uneven World》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좋은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1. 낮꿈꾸는 사람들
상실의 시대, 그대는 어떤 낮꿈을 꾸는가
‘감히’ 불가능성의 낮꿈을 꾸는 사람들
살아 있는 죽은 자가 되지 않으려면
한 번에 한 걸음씩의 삶
‘아직 아닌 세계’에 대한 희망
21세기 변혁운동의 인식체계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가
탈일상성의 공간들
공부란 무엇인가
끝남, 새로운 시작의 창출
복 많이 받는 새해, 행복한 새해
새해 결심의 철학, 약속할 권리
육체의 죽음이 존재의 죽음은 아닐 때
우리는 걸어가는 사람

2. 페미니즘, 성숙한 민주사회를 위한 밑거름
페미니즘의 불편한 진실, 성숙한 민주사회를 향한 밑거름
미투운동과 페미니즘의 만남
미투운동과 미디어
미투운동, 사적 개인화를 넘어 사회적 변혁운동으로
유아인은 페미니스트인가
대통령의 배우자와 ‘의상의 정치학’
대통령 기자회견장, 은밀하고 강력한 젠더정치

3.함께 사는 세계를 향하여
매니큐어 하는 남자
일상화된 배제와 차별
획일성의 문화를 넘어서야
명절의 민주화를 위하여
트럼프-당선, 그 충격의 한가운데에서
아이도 인간이다
대통령의 존댓말
‘모든’ 인간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갓길에서 더욱 갓길로 밀려나는 존재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삶
강가에서 기타 치는 노숙인
당신은 ‘이성애 지지자’인가? 나는 ‘모든 인간 지지자’다
교수연구실에서의 특별한 결혼식
난민과 인류 공동체, 국민을 넘어 사람으로
지적 패배주의를 넘어서, 변화의 씨앗을 뿌리는 ‘소수’들

4. 신의 이름으로
아담과 하와는 몇 살이었을까
종교, 그 ‘악의 평범성’
신의 이름으로 신을 배반하는 담론
부활 너머의 부활
‘메리 크리스마스’의 어두운 그림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성서와 함께 성서에 저항하라
한국의 크리스천이 ‘이단’이 되어야 하는 이유
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5. 우리 안의 작은 저항자들
세월호 사건의 기억
우리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
기억의 정치학
살려낼게, 민주주의
광화문은 시위의 극장이 아닌 사회정치적 혁명 공간
보수 또는 진보라는 개념의 한계
학회에 오는 아기들
스승도 인간이다
폭력의 다양한 얼굴들
영어 제국주의의 딜레마
상품화 시대의 비애를 넘어서
우리 안의 ‘갑을 멘탈리티’
들꽃 철학
살아남음은 애도의 또 다른 이름
우리 안의 ‘택시운전사’

한줄 서평